感想

[책] 이반 일리히_절제의 사회(Tools for conviviality)

simonmeo 2011. 7. 29. 23:31



BA의 권유로 읽기 시작한 책
BA책장에도 이 책이 있는 걸 보고,
두번다시 두명이 똑같은 책을 사는 이런 바보짓은 하지 말기로 서로 굳게 다짐했다. ㅡ.ㅡ;

먼저,
왜이렇게 글이 이해하기 어려울까, 이 문장은 왜이리 꼬였을까
도대체 번역이 왜 이딴 식이야... 하고 보니 번역한 사람이 박홍규 ㅡ.ㅡ;
미안해요, 원래 어렵게 쓰여진 글이었군요, 이렇게 라도 번역해줘서 고맙습니다 ㅠㅠ

암튼
현대사회에 대한 나의 관점을 정리하는데 큰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정말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해 주었다. 

생활을 편리하게, 진보하게 하기 위해 도입된 많은 도구들
(여기선 단순한 연장을 얘기하는게 아니라 사회제도 등등 모두를 통칭해서)
예를 들면 철도, 자동차 등의 운송수단, 학교, 병원 등등
이런 도구들은 초기에는 삶을 보다 편리하게 해주는 것에 기여하지만, 
다시 말해서 효용함수가 증가하지만 (첫번째 분수령)

이런 도구들은 일정 수준이 되면 스스로 자가 성장한다. 두번째 분수령
그리고 사회전체의 효용은 감소하게 되면 근본독점으로 나아간다. 

그리하여 인간이 스스로 할 수 있었던 많은 것들을 
이런 도구들로 공식적, 합법적으로 제도화 시킨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이전에는 공동체 단위로 스스로 배우고 가르쳤다. 
하지만 학교의 등장 이후로 교육은 모두 학교란 도구에 종속되었다. 
그리하여 이제는 교육 = 학교, 더 높은 학위를 의미하게 되었고
학교와 학원 교육체계, 교육부, 교과서, 학생 등등 이 모든 것들이
학교라는 도구의 근본독점을 강화시키는 게 되버렸다. 
이제는 학교라는 도구를 우리 삶에서 때어내 버릴수가 없다. 
결국 학교가 교육 자체를 독점해 버린 것이다. 

이는 자동차나 기차가 교통에 대해
의사와 병원이 병치료에 대해 
장의사가 장례식에 대해
예식장과 호텔이 혼인에 대해 한 것과 유사하다. 

문제는 
우리의 삶의 수많은 중요한 활동들이
이러한 도구들을 통해서만 이루어 지기 때문에
인간성 자체가 도구화 된다. 
예전에는 공부하고 싶으면 어른들에게 물어보거나 스스로 찾거나 하면 되고
어디 가고 싶으면 걸어가거나 하면 되었다. 
사람들은 모두 장례를 치르는 방식과 절차를 알았었다. 

하지만 이제는 이런 활동들이 모두 도구화가 되었기 때문에
이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해졌다. 
에리히 프롬식의 표현을 빌리자면 존재가치가 교환가치로 대체되 버린 것이다. 

결국 우린 이제 아프면 병원에 가야하고
뭘 배울려면 학원이나 학교에 가야하고
어딜 갈려면 차를 타야하고.,
그리고 이것을 유지하기 위해 돈을 벌어야 하고
또 사회전체적으로는 이런 제도를 유지시키기 위해 애써야 하고 그렇게 된 것이다. 
그 결론은 인간소외 


일리히는 또한
이런 모든 현상의 배후에는
무한히 성장할 수 있다는 그릇된 가정이 있다고 지적한다. 
더 많이 성장하기 위해 도구를 도입하고 또 더 성장하기 위해 도구의 크기를 크게 한다. 
하지만 결국 도구는 도구 자체를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자원을 요구하게 된다. 



성장의 한계에 도달한 것처럼 보이는 오늘날,
자연자원의 고갈이 가시적이 된 지금 현재의 시각에서
도대체 무엇부터 고쳐야 지속가능한 사회를 구축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일리히의 이런 통찰은 큰 의미를 가진다. 

다시 말해 우리가 상식으로 알고 있는 것들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만이
문제의 해결책과 돌파구를 마련해 줄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현대산업사회 속에 매몰된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이는 아마 풀뜯는 소리로 들리지 않을 까 한다. 

비록 일리히가 현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큰 방향을 설정했다 하더라도, 그것을 현실화 시키기 위한 정치집단도
대중조직도 없으며 
심지어 일리히가 누군지도 나도 올해야 처음 알았으니 말해 무엇하랴


하지만 만약
지금의 무르익은 산업자본주의의 패러다임이 어떤 식으로든지 붕괴되고
대안적인 사회시스템 구축이 본격 논의된다면
일리히의 생각은 현실화 되리라 본다. 
왜냐하면, 지금의 산업사회 자체에 대해 회의를 하고
그에 대한 대안을 일리히처럼 구체적으로 제시한 사람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요약하자면
무한히 성장한다는 신화를 뿌리치고
근본독점으로 나아가는 도구의 사용을 슬기롭게 절제할때
보다 건전한 사회를 구성할 수 있다 정도가 될 듯 하다. 

아직 완전히 내용을 소화를 못시켰는데
다시 한번 쯤 더 읽어봐야겠다. 일리히의 다른 책들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