感想

[작가] 들뢰즈

simonmeo 2011. 3. 16. 21:37

질 들뢰즈 (Gilles Deleuze)

 1925~1995

 프랑스의 후기구조주의 철학자

 <차이와 반복>, <천개의 고원>

  



  디시인사이드에서 철학에 대해 잘 모르면 그저 “들뢰즈 ㄷㄷㄷ" 만하면 된다는 얘기가 있다. (비슷한 말로 클래식하면 말러 ㄷㄷㄷ, 물리학은 초끈이론 ㄷㄷㄷ이 있다.) 

들뢰즈는 현대 철학계의 수퍼스타이자 혁명계의 체게바라, 게임계의 WOW나 FM 정도 되는 인물이다



  사실 철학이란 것은 우리가 관습적으로 인식하는 모든 것에 대해 “왜”라는 의문과 그에 대한 해답 속에서 발전해 왔다. 이 철학의 구조는 크게 보면 “인식론”과 “존재론”으로 구별된다. 우리가 인식하는 세상이 정말 실재의 모습인지, 모든 존재하는 것의 근원은 무엇이며 우리는 왜 존재하는 것인지에 대한 사유의 완성된 체계가 우리가 알고 있는 각각의 철학인 것이다. 



철학계의 아인슈타인

그럼 들뢰즈는 이 철학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기에 “철학의 본좌”로 추앙받고 있는 것일까? 그것은 아인슈타인이 상대성이론을 통해 뉴턴의 고전역학을 체계를 완전히 혁파하듯이, 될뢰즈는 기존의 인식론과 존재론 자체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켰기 때문이다. 


 기존의 철학사상의 발전과정을 요약하자면,


 - 플라톤 : 일방향의 철학, 중심의 철학 - 세상은 이데아의 모상이며 우리의 인식도 그렇고, 어딘가에 모든 것의 근거가 되는 영원불변한 실체가 있음 

   (나중에 교부철학자와 스콜라 학파의 학자들은 이 주장에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상을 끼워넣고 이데아를 “신”으로 대체하여 마르고 닳도록 잘 써먹었다.)


 - 데카르트 : 철학의 중심을 이데아나 신에서 인간 중심으로 옮겨놓음. 내가 인식하고, 내가 생각하고 그런 이성의 존재에 의해 존재한다는 것, 당시에는 이보다 더 혁명적인 사상은 없었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흠 과연?)


 - 칸트 : 순수이성비판을 통해 현상과 대상을 구분하고 인간의 의식을 중심에 놓음 

   (놀랍게도 유럽 이외의  지역을 대상화 시키면서 제국주의의 철학적 근거로 사용되었다.)

 



  하지만 들뢰즈는 이런 생각 자체를 무너뜨렸다. 이데아던 신이던 절대의지던 이성의 힘이건 그것에 정∙반∙합해서 발전하던 간에 이 모든 것은 기본적으로 “중심성”에 근거하여 외부를 인식하고 결과적으로 “동질성”에 기반하던 중심과 대상, 나와 너의 분열적 세계관이었다.  이를 새로운 “차이의 존재론”을 통해 극복한 것이다. 


 쉽게 말하자면 차이 자체가 존재의 근원이고 이 차이가 무수히 출현하는 “반복“이 세계의 일차적 근거이며  (차이와 반복), 세상은 이런 존재의 차이의 관계인 다양체로 이루어졌다고 보는 것이다(천개의 고원).

 결국 기존 철학의 중앙집권적인, 동질적인 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다양성과 분권적 차이, 병렬적 관계에 근거한 새로운 체계를 만들어 낸 것이다. (물론 리좀, 시뮬라크르, 다양체, 다질성, 접속의 원리 등등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잠시 고개를 돌려 불교사상의 핵심인 색즉시공 공즉시색(色卽是空 空卽是色)을 잠시 살펴보자. 단순히 보면 색은 공이고 공은 색이라, 나와 세상이 하나가 아니고, 인식의 주체와 대상이 분리되어 있지 않다는 의미이다. 들뢰즈 철학의 끝은 이 불교철학과 맞닿아 있다. 차이의 반복을 통해 우리가 존재하고, 우리 세상이 이런 차이의 관계를 통해 형성되어 있다면, 이 모든 것을 한번에 아우를 때 그것이 바로 인식의 지평을 허무는 것이고 색은 공이고 공은 색인 불교 사상과 일치하게 되는 것이다. (서양철학의 끝이 수천년전 동양철학의 시작이란 점에서 참으로 아이러니다)




 요즘에는 미학, 예술, 교육 등 모든 분야에서 다양성과 차이를 강조하는 들뢰즈의 철학개념이 쓰이고 있다. 단순히 우리 주위를 둘러볼 때도 나와 다른 사람간의 차이에 화내고 힘들어하기 보단 차이 자체가 존재의 기반이고 관계의 근간이란 것을 생각하고 좀 더 다양성을 인정하는 한해를 만들면 어떨까 



(이 마지막 부분이 맘에 안들어..  결국은 계몽주의 비슷하게 나가버렸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