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번을 보고서야 이제야 글을 정리한다.
와쇼스키 형제의 작품이기에 많은 기대를 하고 보았다.
기대가 실망으로 변하지 않아서 천만 다행이었다.
한마디로 이 영화는 절대 단순한 액션 영화가 아니라
고도의 사회참여와 개인적 사회적 각성을 재미란 요소로 탁월하게 이끌어낸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
1. 개인적 각성
브이는 어떻게 브이로서, 이비는 어떻게 이비로서 스스로 주체적인 존재가 되었냐
아니 어떻게 해서 체제가 가져다 주는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게 되었느냐이다
영화에서 V와 이비는 개인적 각성에 대한 두가지 방법을 극명하게 대비하며 보여준다
체제의 모순을 온몸으로 겪고 그로 인한 분노로 인한 각성을 상징한다
많은 수의 혁명가들과 사상가들이 감옥에서 그들의 관점을 확립하고 사상을 정립했듯이
고난과 역경을 통해 체제의 모순을 직접 경험하고 이를 자신 내면으로 승화시킨다
다만 이 경우 분노, 저항, 복수 등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많다
생체실험을 당하고 결국 전신화상까지 입은 V가 이를 상징한다
영화 마지막에 V가 화염을 딛고 일어서는 신을 생각해보자
반면 동일한 고난과 역경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사랑,존엄,인권 등의 가치로 승화시킬 수도 있다.
이비가 갇혀있을때 발견한 편지의 주인공(이름이 생각은 안난다)을 생각해보자
그녀의 마지막은 이 편지를 읽는 사람이 누군가에 관계없이 사랑한다고 얘기하고
이 편지를 통해 이비는 체제가 주는 억압과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
또 풀려나서 비를 맞는 장면을 통해 그녀의 각성은 V의 각성과
궤를 달리하는 것임을 대비해서 보여준다
(이비의 각성장면 - V가 불길속에서 각성하는 것과 참 다르지 아니한가)
2. 사회적 각성
사회가 언제나 그렇듯 각성한 사람은 항상 소수이다
그렇지만 실질적인 거대한 사회적 동력으로 이것이 작동하기 위해서는
다수 대중의 힘이 필요하다
결국 예전부터 사회개혁을 꿈꾸는 사람들의 공통된 고민 중 하나는
어떻게 하면 일반 대중 다수의 관심과 깨달음을 이끌어 내냐는 것이었다
와쇼스키 형제의 대단한 점은
이 다수 대중을 움직이는 것이 어떤 것인가를 명확히 인지하고
이를 영화적으로 풀어냈다는 것이다
1. 매스미디어
- 미디어를 통해 대중에게 현재의 문제점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방법과 비전을 보여주었다는 점
2. 동기부여
- 의사당 폭파, 재판소 폭파 등을 통해 자신이 그 운동을 앞서서 이끔으로서
먼저 나서기 두려워하는 대중에게 자신감을 심어준 점
3. 두려움의 해소
- 가면을 모든 사람에게 보냄으로서 가면쓴 사람들 사이의 동질감을 획득하고
익명성을 부여해 주었다는 점
이메가의 독재가 심화되고 있는 지금
뭔가 의미를 많이 가진다고 볼 수 있지 않나
3. 파시즘은 어떻게 우리사이에 등장하게 되는가
이성적인 교육받은 시민이 다수를 점하고 있는 사회에서는
결코 파시즘이 등장 할 수 없고, 설사 등장한다 하더라도 다수를 차지할 수 없다
어떤 종류의 두려움이 광범위하게 퍼질때
(또는 이 두려움이 증폭되거나 나쁜 의도로 이용될때)
파시즘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왜냐면 사람들의 심리에는
개인이 해결할 수 없는 거대한 일이 발생했을 때
수퍼맨인 누군가(아니면 어떤 집단이) 나타나 이를 해결해 주기를
강력히 희망하기 때문이다
1차 대전 이후 파시즘과 나치즘의 등장에는
경제위기, 공산주의의 두려움, 정파간 사회 혼란 등을 일거에 해결해 준
카리스마적인 지도자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었다
결국 의식있는 이성적인 시민계층이 적어질 수록
사회적 혼란은 더욱 커지고 이럴 수록 독재에 대한 향수도 강해진다
그러므로 경제적으로는 안정적인 중산층을 확대하고
이에 기반한 합리적인 정치집단의 존재가 정말
올바른 사회 유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4. 혁명가의 역할 - 체게바라에 비쳐
V는 마지막에 자신의 복수를 마치고 결국 의사당행 지하철에 몸을 누이게 된다
어떻게 보면 이 모든 것은 V로 부터 시작되었고 그로 인해 모든 것이 가능해 졌다만
모든 것을 이루고 난 후 V는 죽음으로써
새로운 시대를 새로운 사람들에게 남겨 두었다
이것이야말로 혁명가란 어떠해야 한다는 감독의 의향이 아니었을 까 한다
현재 체게바라가 완전한 인간으로 그토록 추앙받는 이유 중 하나는
카스트로와는 달리 혁명의 성공 이후에 독재로 전환하지 않고
다시 새로운 혁명을 성공시키기 위해 계속 투쟁했기 때문이라는데는 별 의의가 없을 것이다
다시 말해
말이 아닌 실천, 안주가 아닌 도전을 선택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등등..
영화를 보고 느낀 점을 대강 정리했네 휴..
담에는 와쇼스키 감독의 영화를 시스템 vs 개인의 구도로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겠다
(이거원 정리하는데 한나절이니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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