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전개하게 된 계기는 아래 글을 읽고 난 후
이제 40을 바라보고 아이를 키우면서
내 인생에서 남은 많은 시간과 노력을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가족을 위해서 써야 함을 알게 되었고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가급적 트러블을 만들지 않고 내 색깔을 내지 않고 두런두런 넘어가려 하려 한다(이건 물론 잘 되지 않는다)
나 혼자 인생이라면 잘못되면 걍 훌쩍 가버리면 별 일 없지만
아이의 인생을 고려해서 살아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이토록 커다란 책임감이라니 ㄷㄷ
항상 느끼고 요즘들어 더 실감하고 있는 사항은
어린아이 다운 천진함, 솔직함, 감정에 충실함 이런것을 내가 계속 간직하고 그것을 표현하는데 별로 주저함이 없었다는 거이다.
어떤 일을 하는 동기는 무엇보다 내 나름의 정의로움과 공평함이었으며
소수자에 대한 존중과 차별철폐, 개인의 노력에 대한 긍정과 합당한 대우가 옳다고 여겼다.
근데 밖은 그렇지 않은 듯 하다.
무엇보다 중년 이상의 남성에게 요구하는 사회적인 어떤 의무감이나 태도에 대한 압박이 분명히 존재한다
마초문화 + 군대식 권위주의 문화 + 남성우월사상 등의 안 좋은 점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그 압박들
피지알에 있는 것을 인용하자면
[LEE : 그런데 이제 사십대가 되셨으니, 감독님도 아저씨 나이 아니신가요?(웃음)
BONG : 저는 제가 아직도 어리다는 착각 속에 살고 있는 것 같아요.(웃음) 반면에 일을 할 때는 제가 그런 능숙한 아저씨로 보여야 한다는 강박이 있어서 답답하기도 해요. 속으로는 불안에 떨면서도 겉으로는 센 척하면서 일종의 역할 놀이를 하는 거라고 할까요. 하다못해 친척들을 명절에 오랜만에 만날 때도 그렇잖아요? 상투적인 대사들을 남발하면서 괜히 능숙한 척 위장도 하고 말이죠.(웃음)
···(중략)···
BONG : 사실 아까 말씀드린 대로, 저는 ‘한국 성인 남자’ 자체에 대한 공포심이 있거든요. 어쩔 수 없이 따라간 룸살롱에서 쭈뼛거리다가 여종업원들에게 존댓말하고 있는 제 모습을 보면서 경멸하는 식의 사람들이죠. 저도 성인 남자인데 그런 ‘완성된 성인 남자’들 사이에 들어가서 엮이거나 대화를 나눠야 하는 상황이 무척이나 두려워요. 소위 ‘완성된 성인남자’에 대한 공포라고 할까요.] (이동진의 부메랑 인터뷰, 그 영화의 비밀 中)
어쩔수 없이 따라간 룸살롱에서 여종업원에게 존대를 하는 모습을 경멸하는 사람들.. -_-;
만약 내가 룸살롱에 간다면 솔직히 어떻게 할 줄 모르고 쭈뼜거리다가 존대하고 그러다 영혼까지 탈탈 털릴건 안봐도 비디오다
아니 난 저렇게 불편한 자리에 가는거 자체가 싫다.
왜 모르는 여자와 함께 저러고 있어야 하냐.. 차라리 혼자 방에서 맛있는 술을 마시지..
이런 현상을 조금 더 넓게 바라보면
각 성별, 나이대에 대해 기대하는 스트레오 타입을 사회적으로 강요하는 압력이 매우 강하다고 여겨진다
그리고 이상하게 10여년 전에 비해 오히려 지금 더 권위적인 문화가 더 강해지는 듯 하다.
결국 스스로의 내면을 지키면서 외부와 는 적당히 타협하면서 나의 영역을 만들고 가꾸고 넓혀 나가서
그런저런 중년 아저씨가 아니라 계속 반짝이는 눈빛으로 언제나 천진한 호기심을 가지고
새로운 것을 접하고 나의 지평을 넓혀 나가는게 필요하다 여긴다
이를 위해서 무엇보다
이런 사회적 압박이 있고, 이것이 무엇이며, 나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를 가급적 명확히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는 결론이 난다.
결국 다름, 새로움, 외부의 시각에서 지금의 현재 나와 나 주변을 둘러싼 모습을 보아야 한다는 결론이 난다.
새로운 시각과 프레임,,
공간적인 변화를 주던, 시간적 변화를 주던, 어떤 낯설음 속에서 현재 삶의 모습을 한번 민낯으로 볼 필요가 있다.
지금 내가 처한 상황에서 무엇을 해야 조금이라도 이걸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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