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가 힘들다 힘들다 하던데 진짜 힘들다..-_-
그게 왜 그런지 좀 정리해 봐야할 것 같다.
1. Out of my control span
먼저 내가 주도적으로 계획을 세워서 진행할 수가 없다.
아이는 내 생각대로 때를 맞춰서 울거나 밥을 보채거나 하는게 아니다.
스스로의 필요가 매번 다르고 그렇기에 '나'의 계획이 아니라 본인의 '요구'에 내가 대응해줘야 한다.
다시 말해 계획을 세울 수 없다는 것은 내가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고,
수동적인 태도로 다른 모든 일들을 육아의 뒷전으로 미룰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뭐든지 내가 하고싶은 방향으로 하면 같은 load라도 체감상 덜하고 틈틈히 휴식할 수 있는
여유를 만들 수 있을터인데 그럴 수가 없는게 문제 인 듯 하다.
2. 익숙하지 않음, 일의 절대량
이정도로 손이 많이 가고 관심을 기울이고 할 줄 몰랐다.
먹이는 것 하나, 기저귀 가는 것 하나하나에도 시행착오와 고민이 필요하다.
한 생명을 키우는 것에 이렇게 많은 것들을 고려해야 하는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전혀 새로운 task를 갑자기 문제 없이 (그리고 휴식없이) 처리해야 하는 상황..
그래도 이건 시간이 지나고 경험치가 쌓이면 조금씩 나아질 거라는 희망이 있다.
물론 그때 되면 또 전혀 새로운 것이 요구되겠지만..
체감상 현재 기존 대비 10배 정도? 일이 많아진 것 같다.
현재 상황이 이런데 도우미 아주머니 가시면 어떻게 될지 ㄷㄷㄷㄷㄷ
일요일 하루만 해도 그랬는데 으하하하하 ㅠㅠㅠㅠ
3. 휴식없음
주5~주일 노동, 주당노당 40시간 뭐 이런게 있는것이 아니다
24시간, 7일, 12달 계속 진행되는 것인 것이다.
스스로 역량이 소진되지 않도록 뭔가 틈을 만들어서 스스로 relax하지 않음 버티기 힘들 것 같다.
육아로 인한 우울증 정말 너무나 이해가 된다.
결국 나의 인생이 나를 위한 것이 아닌 아이를 위해 온전히 쓰여져야 하는 것 자체가, 자신의 시간이 전혀 없는 것 자체가
자아상실과 의미없음을 초래할 수 있을 것 같다.
어떤 식으로든 아이만을 위한 시간과 인생이 아니라 스스로를 위한 의미를 부여하거나, 자신만의 시간을 잠시라더 가지던가
하는 식으로 잠시 육아에서 해방되어서 기력을 충전하고 심기일전 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필요하다.
이건 결국 배우자와 교대 교대를 하는 수 밖에 없겠지
4. 신체리듬의 변화
잠을 잘 수가 없다. 어젯밤에도 5시간 정도를 잤지만
10~12시, 2~4시, 5~6시? 이렇게 자버리니 -_- 피로가.. ㅠㅠ
수면부족은 결국 육체적 피로와 짜증을 불러일으키고 감정적 충둘의 위험까지 커진다.
100일 지나면 괜찮아진다는데 그때까지 어떻게든지 버티는게 문제일 것 같다.
5. 무한책임
이 모든 것을 관통하는 하나는
이 아이를 잘, 무사히, 키워서 한명의 르네상스적인 성숙한 민주시민으로 만들어야 하는 정언면제에 있다.
스스로 크는게 아니다.
인간이란 존재가 어떻게 커 나가는지(한 개인의 발전의 관점에서도, 한 인류의 관점-진화에서도) 정말 보인다.
이성없이 현재 동물적 본능만 있는 아이를 어떻게 이끌어야 할 것인가
부모로서 결국 그 아이의 모습에 책임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적어도 20살 될때까지는 잘 키워야 하지 않겠는가!!!
...
암튼 빡세다 ㅠㅠ
담에 생각이 좀더 정리되면 다듬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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