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생각하시는 거겠지만 댓글들이 폭발적이기에 퍼왔어요~~~ 독서생활에 참고하세요
출처 오유 http://todayhumor.com/?readers_10266
저는 서점을 하는 아저씨입니다 ... 예전에 출판사에서 일했었구요 ...
주로 만들었던 책은 사진 / 미술 등 돈 안 되는 예술전문서였습니다 ...
지금 제가 하는 서점은 인터넷 판매를 위주로 하는 중고서점인데 ,,, 대규모가 아니기 때문에 어떤 책을 구비할 것인가를 정하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 ...
그건 전적으로 사장인 제가 결정합니다 ... 즉 , 제 기준에서 좋다고 생각하는 책을 장만해서 구매자가 그 책을 사가면 사업이 되는 거죠 ...
책이라는 건 수백만종이 있습니다 . 아마 수천만종이 있겠죠 ... 대한민국에 ...
그 중에 좋은 책이란 ?
어느 누구에게도 그걸 결정할 능력은 없습니다 ...
그래서 몇가지 판단의 지표로 삼는 기준들이 있는데 ,,,
대표적인 기준이 ,,,
저자 ,
역자 ,
출판사 ,
서평 ( 입소문 등 )
판매량 ( 베스트셀러 ) 등입니다 ...
저 같이 책에 대해 이런저런 경험을 가진 사람이야 나름대로 능력과 정보가 있으니까 이런 사업을 하는 거겠지만 ,,, 일반 독자의 입장에서는 아마 위 다섯 가지 정도의 정보가 책에 대한 판단 근거의 대부분일 겁니다 ...
그럼 저 중에 뭐가 제일 중요하냐 ,,, 하면 물론 압도적으로 서평이 중요합니다 ...
같은 조선왕조실록을 다룬 수십가지 책 ,,, 사마천의 사기라는 이름의 수십 종 책 중 하나를 택해야 할 때 ,,, 먼저 읽어 본 사람들의 평가보다 더 좋은 판단기준은 없습니다 ... 자기도 읽고 평을 더 해준다면 뒤에 읽을 사람에게 도움이 많이 되겠죠 ...
근데 한국어 쓰는 사람 5 천만에 책 읽는 사람이라야 매우 한정되어 있고 책 종류는 무지 많기 때문에 통계적으로 신빙성 있는 만큼의 서평 데이터가 축적되어 있지 않은 책이 아주아주 많습니다 ...
그럴 때 두번째 기준이 출판사입니다 ...
상황에 따라서 다른데요 ... 세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
ㄱ . 국내 문학서의 경우 - 저자가 제일 중요하겠지요 ... 출판사가 어디냐는 뭐 책 판형이나 디자인이 달라지는 것 말고는 별 차이 없습니다 ...
다만 같은 작가라도 A 출판사에서는 소설을 내고 , B 출판사에서는 에세이를 내고 하는 식으로 각 출판사의 전문성에 따라 나뉘는 경우는 있습니다 ...
ㄴ . 해외 문학서의 경우 - 이때 출판사가 매우 중요합니다 ...
셰익스피어나 톨스토이의 책은 저작권이 없습니다 . 즉 아무나 번역해서 낼 수 있죠 ... 국내에 출판사는 1 만개가 넘습니다 . 서점보다 세배 정도 많아요 ...
따라서 저작권 없는 해외 고전문학의 경우 수많은 번역본들이 있습니다 ...
판단 기준은 ,,,1. 출판사 . 2. 역자 . 3. 발행연도 . 4. 원본 판본 , 5. 직역 또는 완역 여부 등이 되겠네요 ...
뒤에서부터 얘기하자면 ,,,
5 번의 경우 ...
같은 ' 노인과 바다 ' 가 열린책들 판은 3 백 페이지고 문학동네 판은 150 페이지입니다 . 후자는 축약 번역이죠 ...
수많은 호머의 일리아스 / 오딧세이 중 천병희 번역 이외의 모든 국내 번역서들은 그리스어 직역이 아닙니다 . 영어 / 일어판의 중역본들입니다 ...
도스토예프스키를 비롯한 많은 러시아 문학들도 열린책들이 2 천년대 초부터 원전 번역한 것 이외의 대부분 책들이 중역본들입니다 ...
4 번의 경우 ...
' 황금가지 ' 의 원서 판본이 워낙 여러 가지인데 12 권 넘는 완역본은 국내에 없고 ,,, 을유문화사의 두권짜리와 한겨레출판의 한권짜리는 번역 대상으로 삼은 원서의 판본 자체가 다릅니다 ... 이런 경우는 출판사가 축약한 게 아니라 서로 다르게 축약된 원본을 번역 원서로 삼았기 때문에 발생하는 차이이므로 독자가 알아서 선택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 이런 경우는 많지 않죠 ...
책임 있는 출판사들은 번역서에 원서의 판본을 꼭 밝힙니다 ...
' 월든 ' 의 경우 저자가 많이 고치고 해서 원서 판본이 꽤 여러가지이므로 번역서들에 원전 밝힘이 많이 있죠 ...
3. 발행연도 ... 의 경우 ...
' 모든 고전은 시대마다 새로이 번역되어야 한다 ' 는 말이 있습니다 ... 최신 번역이 당연히 좋습니다 ...
2. 역자의 경우 ...
국내서와 마찬가지로 ,,, 홍길동이라는 뛰어난 역자가 A 출판사에서도 번역하고 B 출판사에서 번역을 했다면 ,,, 어느 출판사냐보다 그 역자를 믿고 책을 선택하는 게 더 올바른 선택이 될 확률이 높습니다 ...
1. 출판사의 겨우 ...
이것저것 다 모르겠을 때 무조건 출판사를 믿는 게 제일 쉽고 속 편합니다 ...
기실 각 출판사마다의 특성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게 책을 만드는 마인드입니다 ...
전문가인 제가 봤을 때 한겨레신문이나 조선일보는 날마다 나오는 수십페이지 신문에 고칠 게 거의 없을 정도로 편집 / 교정이 잘 되어 있습니다 ...
반면에 한국일보 정도의 신문은 하루 치 신문에 빨간펜 3 백개 정도는 범벅이 되어야 할 수준입니다 ...
런닝맨이나 1 박 2 일 등의 프로그램에 깔리는 자막도 편집자의 시각으로 본다면 테러 수준이죠 ...
이런 신문사 / 방송사 / 출판사 들이 돈이 없어서 저따위로 만드는 게 아닙니다 . 기본적인 책임감이 없는 거죠 ... 마인드가 빵점인 겁니다 ...
제대로 된 출판사는 책 출간 이후에라도 오타 하나 발견되면 전직원이 달라붙어 한 글자짜리 스티커로 각 책마다 다 수정하기도 합니다 ...
' 집필에 도움을 주신 홍갈동님에게 감사드립니다 .' 이런 오타가 나면 ' 길 ' 자 하나만 1 만 개 인쇄해서 ' 갈 ' 위에 일일히 덧붙여서 시장에 내보낸다는 거죠 ... 그게 책임감입니다 ...
책 만들기도 사람이 하는 일이라 어떤 마인드로 사업을 하느냐는 당연히 상품의 품질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
맨 위에 베스트 간 글에서 가루가 되도록 까인 동서문화사가 대표적으로 빵점짜리 마인드를 가진 출판사입니다 ...
그래서 제 서점에는 동서문화사 책이 없습니다 .... 제가 안 들여놓으니까요 ... 그런 책 있으면 서점 신뢰도 떨어지거든요 ...
ㄷ . 비문학서의 경우
참고서나 어학책 , 어린이책 , 자기계발서 , 전공서적 등은 논외입니다 . 제가 아는 바가 없습니다 . 그쪽 방면은 ...
비문학서란 일반적인 교양서적을 말합니다 .
대표적으로 철학 / 역사 / 예술 / 인문 / 사회 / 과학 등의 책들입니다 ...
이 분야도 국내 저자들의 책과 번역서로 나누게 되는데요 ... 별 차이는 없습니다 ...
일단 국내건 국외건 저작권 있는 저자의 책은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
이를 테면 홍세화의 '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 ' 든 마이클 샌델의 ' 정의란 무엇인가 ' 든 한 출판사에서만 나오니까요 . 좋든 싫든 그거 사봐야죠 . 선택하고 자시고가 없습니다 ...
근데 비문학서도 저작권 없는 책 ,,, 이를 테면 박지원의 ' 열하일기 ' 나 맑스 책 , 애덤 스미스 책 ,,, 이런 건 판본이 여러 가지입니다 ...
이때 역시 문학서와 같이 역자와 출판사를 따져야죠 ... 기준은 위 ㄴ 의 5 개 항목과 다를 바 없겠습니다 ...
그렇게 해서 ,,, 책장사하는 제가 신뢰하는 출판사를 꼽아볼까 합니다 ...
A. 문학
1 등급 :
- 열린책들 - 개미로 돈 벌어서 러시아문학 원전 번역하는 데 쓰면서 성장했습니다 . 매우 좋은 출판사입니다 . 이 출판사의 가장 훌륭한 점은 책이 저렴하다는 겁니다 . 수많은 책들이 거품을 포함한 정가 책정 후 할인해서 팔아먹는 대한민국 출판시장에서 거의 유일하게 잘 만든 책을 양심적인 가격에 내놓는 출판사입니다 . 때문에 중고책 장사들에게는 공공의 적입니다 . 가격 변동폭이 적어서 중고책 마진 남기기가 힘듭니다 .
- 민음사 - 전통의 해외문학 본가입니다 . 주로 저작권 없는 고전문학 쪽을 많이 번역해서 냅니다 . 가격은 아주 싸지는 않고 편집이나 디자인도 최고 수준은 아니지만 다양한 레퍼토리가 최대 무기입니다 ... 중고책 물량도 꽤 되고 수요와 공급이 안정적인 믿을 만한 출판사입니다 ...
- 문학과지성사 - 통칭 ' 문지 ' 로 불리는 한국문학 전문의 최고 출판사입니다 . 대산세계문학총서 시리즈로 기존에 번역되지 않은 해외문학을 최근 발행하고 있습니다 . 한국문학을 전문으로 하는 출판사의 역량은 사실 편집력으로 평가할 수는 없고 ,,, 그 기획력을 기준으로 평가해야 하는데 한국문학 분야에서 문지의 스펙트럼을 따라갈 만한 기획력을 가진 출판사는 거의 없습니다 .
- 창비 - 유일하게 ' 문지 ' 에 맞설 만한 국내서 전문 출판사입니다 . 문학뿐만 아니라 많은 사회과학 계통의 책을 수십년 간 내왔습니다 . 당연히 계간 창작과비평의 역사와 전통에 그 권위의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
2 등급 :
- 문학동네 - 2 급으로 놓긴 하는데 좀 까리합니다 . 요새 돈독 오른 듯 ,,, 예쁘게 만들어서 비싸게 팔기 전략을 쓰고 있습니다 ...
- 범우사 - 한때 출판계를 주름잡았던 저력이 거의 사라졌습니다 . 신간 기획을 거의 안 하는 듯해요 . 망해가는 느낌 ... 예전에 낸 책들로 기본은 하는 수준입니다 .
- 열림원 , 나남 등은 기본은 하는 출판사들입니다 ....
3 류 ~ : 많은 출판사들이 3 류에 속하겠죠 ... 실명 거론은 실례라 ...
다만 5 류 출판사는 거명하겠습니다 ...
일송북 : 절대 사지 마세요 ...
셰익스피어 책을 2 만 5 천원 정가 매겨놓고 2 천 5 백원에 유통시키는 또라이 출판사입니다 ...
B. 비문학 교양서
1 등급 :
- 한길사 - 최고의 출판사입니다 . 기획 / 편집 / 디자인 / 번역 모두 대한민국 최고입니다 . 증거가 뭐냐고요 ? 한길사 책은 중고책도 무지무지 비쌉니다 .
2 등급 :
- 돌베개 , 개마고원 , 실천문학사 - 좋은 책을 잘 만드는 좋은 출판사입니다 . 다만 종합출판이 아니기 때문에 레퍼토리가 다양하지는 않습니다 .
- 동문선 , 열화당 , 눈빛 - 예술 쪽에서 믿을 만한 책들을 만드는 출판사입니다 . 요즘엔 예술 분야의 출판사들이 매우 많기 때문에 시장이 아주 치열하고 신생 출판사들에서 좋은 책들도 많이 내고 있습니다 .
- 푸른역사 - 역사 분야에서 발군의 기획력을 보여주는 중견 출판사입니다 .
- 을유문화사 - 꽤 괜찮은 출판사인데 인지도가 좀 낮습니다 . 아마 문학과 비문학 여기저기 손을 뻗쳐서 전문성에 좀 의구심이 드는 느낌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
- 까치 , 일빛 - 좋은 책들을 무지 많이 낸 출판사들인데 디자인이나 조판에 좀 신경을 쓰면 좋겠습니다 .
5 류 ~ 피해야 할 출판사
- 동서문화사 - 70 년대 번역판을 재편집도 없이 중판하는 배짱을 가진 또라이 출판사입니다 . 그 이름 하나로 아웃 ~
- 생각의나무 - 일송북보다 조금 나은 수준의 종잡을 수 없는 출판사 ... 디자인에 모든 것을 거는 이상한 출판사 ... 책을 책장에 장식용으로 쓰려는 분들에게 강추합니다 .
- 문예출판사 - 5 류는 아니고 3 류입니다 . 꽤 괜찮은 레퍼토리를 가지고 있는데 그냥 그 판권들 다 제대로 된 출판사에 넘겨줬으면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곳입니다 .
그 외 괜찮은 출판사 무순으로 열거해 보겠습니다 .
갈라파고스 , 휴머니스트 , 웅진 , 김영사 , 이후 , 비봉 , 에코리브르 , 에코의서재 , 부키 , 지만지 , 효형 , 그린비 , 사이언스북스 , 승산 , 궁리 , 학고재 , 후마니타스
별로인 출판사입니다 .
서해문집 , 청아 , 예경 , 신원 , 이다 , 홍신문화사 , 청하 , 창해 , 시공사 , 소담 , 현대문학 , 청목 , 육문사 , 혜원 , 하서 , 글로북스 , 동해
근데 한가지 덧붙일 게 ,,, 별로인 출판사들이라고 열거한 곳들은 보급형 도서를 양산하는 곳으로 그 나름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겁니다 . 이른 바 대학원생급 역자들을 고용해주는 곳들이죠 ... 다만 제대로 된 책을 제값 주고 구하고자 할 때는 피하는 게 좋다는 거죠 ... 이런 출판사는 터무니없는 가격을 매기는 일송북 같은 또라이짓은 하지 않습니다 ...
단 시공사의 경우는 태생적인 한계 탓에 진지하고 깊이 있는 기획으로 사회에 보탬되는 책을 만들지 못 한다는 점 이외에 책 자체는 잘 만듭니다 .
시공사 창립자는 전두환 장남입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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