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아라, 네이버 북스 연재중 (현재 218회까지)

단행본 1권 구매

저자 : 퉁구스카.. -_-;


2015년 하반기인가 누군가가 조아라에서 볼만한건 납.어. 밖에 없다는 얘길 듣고 

당시 노블레스 이용권을 구매하면서 보게 되었다. 

그 이후로 약 4번~5번 정도 더 정독을 한 것 같다. (깜빡깜빡 본 것은 더 많겠지만)


장르소설이란 으례 그러하듯 재미, 특히 말초적인 재미만을 보통 추구하기 마련인데

이 작품은 우리나라의 장르소설이란 한계에 붙들어 매기에는 많이 아쉽다. 

오히려 본격 SF로 봐야하지 않나 싶지만 중간중간 있는 댓글표현 등으로 인해 

받아들여지기 조금 힘들지 않을까 한다.


본격적인 소설로 평가받기를 원하는 것은 이 작품이 너무나 현실의 민낯을 제대로 얘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실을 제대로 풍자하고 있으며 있음직한 미래의 모습을 현실의 암울한 특성에 비추어 제대로 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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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울한 디스토피아의 2050년 부근

경제는 바닥을 치고 양극화의 극단에서 기존의 거의 대부분의 제도는 붕괴했다.

정치는 이미 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소수의 권력자들의 그림자 정부가 

이른바 눈에 보이는 정당정치를 뒤에서 조정하고 있는 듯 하다.


가상현실이 대중화 되며 인공지능이 등장하였다.

대한민국! 답게 게임산업이 엄청나게 등장하고 가상현실에서 보내는 삶이 일상적이 된다

오히려 가상현실의 삶이 즐겁기에 현실의 삶은 텁텁하기 그지없다


비정규직과 양극화가 극단으로 진행됨에 따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닭장에서 하루벌어 하루먹고 살며 에너지팩으로 연명한다

대신 가상현실에서 그들은 즐거움을 얻는다

풍요로운 자연, 맛있는 음식, 즐거운 유흥 이 모든 것을 말이다

결국 현실에서의 경제활동은 이런 가상을 지탱하기 위해 이루어진다


국민연금은 붕괴했다

노령층이 많아지면서 지급불가가 되고

젊은층의 노인에 대한 적대감이 극단으로 치닫게 되자

결국 정부에서는 어느나라에서도 시도하기 힘든 극단적인 결정 아니

극단적으로 합리적인 결정을 내린다

그것은 바로 국민연금을 이른바 사후연금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사후연금..

어차피 대부분의 삶을 가상에서 즐기기 때문에 그냥 현실의 삶을 버리는 것이다

얼마되지않는 연금을 받으면서 팍팍하게 늙고 병든 몸으로 사느니

가상현실에서 즐겁게 살아가는 것이다. 

몸을 포기하고 뇌와 척수만 남긴채 국민연금을 사후연금으로 전환하여

사후연금이 보장하는 기간만큼 가상현실에서 즐겁게 즐겁게 살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 하나더

사후연금 금액에 따라 사후?에 보장받는 수준이 달라지게 만들어서

대중들이 현실의 팍팍함을 사후보험에서의 즐거움을 위해 감내하게 만들어 버렸다

DLC하나를 지르기 위해 한달을 버틴다라는 말이 그냥 나오는 말이 아닌 것 같다


결국 노동력 재생산의 기반은 무너진다

이런 현실에서 누가 아이를 낳고 양육하겠는가


대한민국은 그래도 새로운 해법을 찾아내었다

아이를 낳는 것에 엄청난 사후보험 혜택을주는것

그렇게 태어난 아이는 국가에서 관리하며 사후보험 단말을 활용하여 5세까지 교육시킨다

물론 이렇게 태어난 아이들과 낳은 어른들로 제대로 된 가정이 형성 될 리 없다

이들은 그렇게 자원으로 태어나고 노동력으로 소모되어진다


소수의 중산층 이상의 사람들에게만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키우고 요리를 해서 먹고 여행을 하고 여가를 즐기는

평범한 삶이 허락되는 모양새이다


이런 팍팍한 현실에서 대중들은

사후보험에서 중계되는 사용자들의 모험을 보며 대리만족을 한다


사후보험 이용자들은 영원히 살 수 있다.

돈만 많다면 말이다.


그렇지만 DLC등 컨텐츠를 즐기기 위해서는 본인의 사후보험 적립금이 계속 소진되고

결국 그렇게 하다보면 언젠가는 그 끝에는 서비스 종료. 죽음만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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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사람을 경제적 자원, 소모품으로 보는 것이 극단화 되면 이런게 진짜 가능하겠구나


너무 소름돋았던 것이

가장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선택을 한다면 우리의 미래도 

저 사후보험이 실제로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는 것이다


물론 처음에는 불ㅊ병, 노환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마지막 몇년이라도

가상현실에서나마 즐거움을 맛보고 가라는 좋은 의도로 나오겠지만

그것이 확대되어 가상현실 기반의 경제와 사회구조가 만들어 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주인공인 한겨울을 통해 말한다

이런 환경에서 말로 표현하기 힘든 어려운 일은 당한 주인공은 누구를 원망해야 하냐고

부모? 그 부모를 만든 이 모든 환경? 이 세상 전부?


그러나 겨울은 그렇지 않다고 한다

미워한다면 어디까지 미워해야 하는지 범위를 정하기 어렵다. 그건 적당한 타협인 것 같다

죽도록 밉고 싫지만 그래도 사랑하는 사람이 살아가는 사회이다. 그러니 세상을 미워할 수 없다

그리고 사람은 사람 곁에서 살아가는 것이 가장 행복하다고 말이다



이런 큰 틀에서 주인공의 가상현실 게임 - 일종의 좀비 아포칼립스 - 가 진행된다

압도적? (27회에 걸친 플레이의 습득 보정 덕분에) 인 무력을 바탕으로

자신의 신념을 합리적으로 풀어낸다. 

때로는 타협을 하고 때로는 돌아가지만 그래도 가장 중요한 가치를 잃어버리지 않고

좋은 사람들로 주변을 가득 채운다.

그래서 작게는 난민들의 희망이지만 결국 미국 인류의 희망이자 상징이 된다




현실과 가상안에서 그들 사이의 갈등과 그들 각각의 중첩되는 갈등관계를 맛깔나게 풀어가며

섬세한 묘사와 박진감 넘치는 스토리 전개 그리고 무엇보다

아픔에도 불구하고 굴복하지 않는 주인공의 그 마음과 신념이 너무나 맘에 들었다.


훌륭한 현실에 대한 사실적인 묘사와 그로 인한 쟂빛의 미래

게임 안에서도 얼마든지 무너질 수 있는 그런 암울한 세계에서 주인공의 순수한 신념이 빛을 발한다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탐색하는 사후보험의 AI, 

인간이지만 인간답지 않은 겨울의 몸을 가져간 재벌

오직 동생만을 생각하며 겨울의 몸을 되찾기를 원하는 누나 가을


그리고 제목이 암시하듯 

'납골당'의 '어린왕자'

어린왕자에 나오는 별, 장미, 여우, 뱀, 양 등이 각각 이 소설에서 어떤 것을 상징하는가를 생각하며

소설 어린왕자와 이 소설과의 연계도 정말 흥미롭고 매력적이다


무엇보다 참 잘 쓰여졌다. 



예전 판타지에서 반지전쟁이나 드래곤라자가 있다면

최근에 읽은 가장 괜찮은 또 손꼽힐 정도로 기억에 남는 작품이 될 것 같다. 

여러번 읽어서 작가의 의도와 그 상징과 암시하는 바와 복선의 전개를 보는 것이 참으로 즐겁다 



Posted by simonm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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